[메인뉴스 안혜선 기자] 최근 구직자들은 연봉이 높은 직장보다 야근이 적은 직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구직자 400명을 대상으로 ‘입사 희망기업 연봉과 야근 조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응답자의 65.5%가 ‘연봉 중간, 야근 적은 기업’을 선호했다. 연봉을 기준으로 직장을 선택하던 것과 달리 ‘저녁이 있는 삶’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구직자들의 선호도는 ‘워라밸’을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삼기 때문이다. 워라밸이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직장인 A씨(26)는 업무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A씨는 “회사가 교대근무를 하는 곳이다. 누군가가 퇴직한다고 하면 후임자를 구해서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데, 그만두고 나서야 후임자를 구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하루도 쉬지 못하고 근무를 했다. 심지어 3개월 동안은 매일 야간근무만 해서 내 생활이 아예 없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직장인 중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진 이들은 얼마나 될까?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105명을 대상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 체감 현황’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고 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라는 응답이 60.4%를 차지했다.

또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복수응답)’라는 질문에는 ‘돈(55.5%)’ 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시간(54.9%)’, ‘건강(22.3%)’, ‘배우자?가족의 도움(3.7)’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에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복수응답)’라고 묻자 응답자의 54.3%가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이어 ‘정시퇴근(39.7%)’, ‘근로시간 단축(33.1%)’ 등 회사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건강유지(10.2%)’, ‘자기계발(9.7%)’, ‘취미생활(9.7%)’, ‘배우자/가족의 가사?육아 분담(3.4%)’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 전체 직장인의 근무시간은 하루 평균 9.3시간으로 확인됐다.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제시하는 근무시간인 8시간 보다 1시간 이상 더 많이 근무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현재 직장에서의 근무시간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라고 묻자 절반 이상의 직장인이 ‘지나치게 길다(51.7%)’고 답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으며, 이에 일과 삶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것이다.

이에 최근 금융권에서는 직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만약 회사에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참여할 의사가 있다(91.5%)’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직장인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유연근무제도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자율출근제도’라는 응답이 58.1%에 달했다. 자율출근제도란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시간차를 두고 출근하는 ‘시차출근제도(25.1%)’, ‘재택근무(7.9%)’, ‘교대근무(4.9%)’. ‘스마트워크(3.1%)’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직장인들의 워라밸 요구에 따라 기업들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잇따라 조직문화 혁신을 선언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여 지급일인 매월 21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야근 또는 회식 없이 임직원의 정시퇴근을 독려한다. 이어 LG전자는 임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팀장 없는 날’, ‘회의 없는 날’, ‘플렉서블(flexible) 출퇴근제’, ‘안식 휴가제’ 등을 도입한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오후 10시 이후에 업무와 관련된 카톡을 보내거나, 쉬는 날에 업무를 지시하는 일 등을 ‘절대 하면 안 되는 일’로 규정해 이를 어기는 직원에게 인사 상 불이익을 준다. 광고 기획 및 제작 전문업체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좋은 회사 만들기’ 캠페인으로 ‘마요, 해요 10계명’을 선정해 실행하고 있다. ‘마요, 해요 10계명’을 보면 “‘칼퇴’라고 하지 마요, ‘정시퇴근’이라고 해요”, “휴가 쓸 때 눈치 주거나 강요하지 마요, 계획해서 마음 편히 가도록 해요”, “가정을 뒤로 미뤄두지 마요, 내 가족을 소중히 해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같은 기업의 변화는 단순히 직원 복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과도 직결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업무 효율을 제고하고 생산성이 더욱 높아지며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의 92.8%는 시행 결과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92.0%)’, ‘이직률 감소(92.0%)’, ‘인재 확보(87.3%)’ 등의 이유로 시행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기업은 종래의 제도를 개선해 직장인들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러한 근로환경이 조성될 때 업무 효율이 크게 오를 것이며,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안혜선 기자 hyella311@m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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